
서울시교육청이 2026년 1월 15일 진행된 1급 정교사 자격연수 과정에서 특정 교원단체를 일방적으로 배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연수는 서울교육연수원 우면관 대강당에서 열렸고, 약 500~1,000명의 교사가 참여하는 공식 연수 일정이었다.
이번 연수 홍보 배제 조치의 대상이 된 교원단체는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교직단체의 이해’라는 명목으로 교총, 교사노조, 전교조, 대한교조 등 교원단체들에 동일한 홍보 시간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수에서는 일부 단체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홍보 기회를 제공하면서, 대한교조에 대해서만 돌연 참여 배제를 통보했다.
배제 통보는 연수를 불과 이틀 앞둔 1월 13일 저녁 이뤄졌다. 서울교육청 교육연수원 중등교원연수부 소속 연구관이 대한교조 서울지부 관계자의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해 “역사적·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다”며 이번 연수에서 빠지라고 통보한 것이다. 공식 공문이나 사전 협의 절차는 없었고, 개인 통화를 통해 일방적인 결론이 전달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배제 사유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점과 대한교조가 발간한 『대한민국 사회교과서』의 역사 인식 문제였다. 식민지 근대화론, 박정희 전 대통령과 5·16, 유신 체제 관련 용어 사용이 문제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대한교조는 교재 어디에도 그러한 주장이 없으며 교과서적·학술적 용어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해당 교재에는 일제 식민 지배의 억압성과 차별이 명확히 서술돼 있고, 5·16 역시 ‘군사정변’으로 기술돼 있다.
문제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러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사실 확인이나 객관적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재 내용에 대한 공식 검증이나 내부 논의 없이 ‘논란’과 ‘민원’이라는 추상적 표현만으로 합법 교원단체의 연수 홍보 참여를 차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교육을 책임지는 행정기관으로서 최소한의 확인 의무조차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통화 과정에서 드러난 행정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해당 연구관은 대한교조 관계자의 소속 학교와 개인 신상은 언급하면서도, 자신의 소속 부서와 직함 공개는 회피했고, 이번 결정이 원장의 지시가 아닌 개인 판단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결정을 통보한 방식 자체가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을 키우고 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다른 교원단체들에 대해서는 정치·이념 논란이나 사회적 문제 제기가 제기된 사례가 있음에도, 연수 홍보 참여 자체를 제한한 전례는 없었다. 그럼에도 특정 교원단체에 대해서만 ‘논란’을 이유로 배제한 것은 기준과 절차의 일관성을 상실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교조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행정 착오로 치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제 결정의 경위와 판단 주체, 민원 내용의 실체를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과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담당자의 부적절한 언행과 권한 남용 여부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공교육 연수는 특정 이념이나 성향에 따라 차별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공적 영역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사안에 대해 명확한 해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공교육 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