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I.H (필명)
○ 선거 관리 실패는 선관위 성역화의 결과물
최근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선거를 총괄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건은, 그동안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단체들에 의해서, 선거관리에 대한 비판과 의심이 팽배해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일이라서 더욱 큰 문제이다. 선관위가 그동안 비판을 받았던 선거 관리의 문제점들을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집단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선관위의 무능과 부패는 선관위 업무에 대한 어떤 감시나 견제가 없이 선관위 조직이 성역화되었다는 것에 궁극적인 원인이 있다. 성역은 책임은 없고 권리와 권한만 존재하며 비판과 견제가 원천봉쇄된 집단이나 구조를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선관위는, 다른 서구 민주주의국가가 정부와 국회에 의해 감시되고 있는 것에 비해, 헌법상의 독립기관으로 절대적인 독립성을 보호받고 있다. 과거 선관위 직원채용 비리로 인한 감사원의 감사도 결국 헌법적 독립성 보장을 근거로 해서 위헌으로 판결되었을 정도이다. 심지어 개정된 선거법에 의하면 앞으로는 선관위가 주재한 선거에 대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등의 행위는 10년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반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 성소수자에게 성역에 가까운 특혜적 권리를 주고 젠더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과 반론은 무조건적으로 봉쇄함으로써 젠더이데올로기를 성역화하는 법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섣부른 차별금지법 제정의 부작용
이번 지방선거 관리상의 문제점이 단지 투표용지 부족만이 아니라 개표 오류, 득표수 입력 오류 등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비판과 분노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선관위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 헌법 개정 등의 길고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결국 법이 한번 제정되어 성역이 만들어지면 그 성역에서 일어나는 부패와 부작용을 수정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차별금지법의 경우에도 어떤 이들은 일단 법을 제정한 후 순차적으로 법을 수정해나가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다르다. 법이 한번 만들어지면 이데올로기의 성역이 완성되고 그것을 비판할 자유가 없는 상태에서 법을 수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결국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동시에 젠더 이데올로기는 일반인들의 일상을 통제할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단지 동성결혼 합법화로 끝나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결혼문화와 가족문화의 파괴로 이어진다. 우리의 자녀들이 신체적 변환도 없는 성전환자들에 의해 성적 폭력에 노출되는 일도 막을 수 없게 된다. 일반 여성들이 남자의 몸을 가진 채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성과 함께 탈의실과 샤워실을 사용하는 일이 이미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선관위가 수년에 한 번 실시하는 선거가 일반인들에게 주는 영향력과는 그 스케일이 다르다. 법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의 성역은 거의 매순간 평범한 일반인들의 일상을 괴롭힐 것이다.
※ 이 기고문은 3부작으로 연재됩니다. 다음 편 '넷플릭스 「참교육」 흥행으로 보는 학생인권조례의 현실'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