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응급 신고로 인한 119구급차의 ‘허탕 출동’이 급증하면서, 정작 위급한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법령이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남창진 의원(국민의힘, 송파2)은 지난 5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2026년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같은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5년 사이 ‘미이송’ 비율 28% → 36% 급증… 현장은 ‘비상’
남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119구급차 전체 출동 건수 332만 4,000건 중 약 36%인 120만 7,000건이 환자를 이송하지 못한 ‘미이송’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미이송 비율(28%)과 비교해 5년 만에 8%p나 증가한 수치로, 구급 행정의 공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 의원은 “비응급 신고로 인한 불필요한 출동이 늘어나면서, 1분 1초가 시급한 심정지 환자에 대한 대응이 10분 이상 늦어질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에게 10분은 황금 같은 시간인데, 이를 허무하게 허비하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고 질타했다.
■ “2014년 멈춰선 시행령, 현장 실무 반영 못 해”
특히 남 의원은 현행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한계를 문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비응급 출동을 거부할 수 있는 규정은 존재하지만, 지난 2014년 이후 단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아 다양해진 현장 상황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법적·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시의회 차원의 조례 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장 구급대원들이 비응급 상황에서 명확하게 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소방청에 지속적으로 법령 개정을 건의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 소방본부 “현장 상황 면밀히 파악해 법 개정 건의할 것”
이에 대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현행 법령상 거절 사유가 나열되어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이 발생해 대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적에 공감했다. 이어 “현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소방청에 법령 개정을 건의하는 한편, 비응급 신고 자제를 위한 시민 인식 개선 홍보도 병행하겠다”고 답변했다.
남 의원은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소방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법령 개정 모니터링 및 의정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