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전쟁은 체제와 이념전쟁이며, 구체적으론 용어전쟁으로 표출된다. 우파사상의 본질을 흐려놓는 용어에 ‘중도’가 있다. 우리는 중도를 우 혹은 좌 사상에 비해서, 좋은 사상으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중도적 인사라 하면, 이념에 치우지지 않은 사람으로 좋게 본다.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말도 이상하다. 이념은 사상이다.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말은 이념이 없다는 것과 같다. 이념이 없다는 것은 사상이 없다는 말이다. 사상이 없으면, 추구하는 체제도 없다. 이념이나 사상은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좌우 사상 모두가 국민을 잘살게 하는 방향이다. 단지 방향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념이 없으면, 좌나 우 방향에 대한 확고한 소신없이, 바람따라 표류하는 것과 같다. 이런 사상구도를 파괴하는 개념의 용어가 ‘중도’다. 마치 좌와 우의 중간에 있는 사상이라는 의미를 준다. 중도가 ‘평균값’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므로, 인기있는 용어다.
중도의 어원은 불교다. 부처님이 해탈하시고, 먼저 설파한 내용이 ‘중도’다. 불교에서 중도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중간값이 아니다.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은 진리의 길로 가라는 의미다. 극단은 좌우를 의미하는 게 아니고, 기존의 인식에 집착하지 않는, 진리의 길이다. 불교용어인 중도를 사상 논의에서 좌우를 극단으로 치부한다. 또한 좌우도 아닌 중간개념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좌우가 아닌 중간 사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남녀 구분과도 같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중간개념의 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상에서도 마친가지다. 좌우 사상의 중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도를 강조하다 보면, 좌우 사상을 적당히 섞어놓은 것이 좋은 것으로 치부된다. 좌와 우사상을 섞으면, 그 사상은 좌가 된다. ‘우리’라는 집단가치인 좌 사상을 ‘나’라는 개인가치인 우 사상으로 버무리면, 필연적으로 ‘우리’ 즉 좌파 사상이 된다. 그래서 중도라는 거짓 사상은 위험한 개념이다. 적당한 이념이란 존재하지 않듯이, 중도 이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파진영에선 중도개념을 버려야 한다. 이념은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남녀 성별 중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하듯이. 중간의 성별은 없다. 이념은 한쪽을 선택해야 하므로, 이념은 편향되어야 한다. 사람은 이념없이도 살 수 있다. 특정 이념이 없는 사람도 인격을 갖춘 인간이다. 이념없는 사람을 ‘중도’라고 해야 한다. 이미 중도가 사상의 중간개념으로 정착되었으므로, 중도를 재해석해야 한다. 특정 인물을 중도라고 평가할 때, 아무런 이념과 사상이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래서 중도 인물은 위험하다.
표출하는 좌파 인사보다 위험한 인물이 중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