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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이재명 “종교의 정치 개입 제재해야” 발언 파장… 자유권 논쟁으로 확산

신년 기자회견서 수사·제재 필요성 언급… 정교분리 해석 논란
민주당 종교법인 개정안과 맞물려 종교·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제기

 

이재명 대통령의 종교 관련 발언과 국회에서 추진 중인 종교법인 관련 입법을 계기로, 종교계는 물론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에서 헌법상 기본권과 국가 권력의 한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논의는 단순한 종교계 반발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되는지를 묻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부 종교인의 정치적 발언을 언급하며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며 “엄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종교 단체와 목회자들의 정치적 활동 사례를 거론하며, 향후 수사와 제재 가능성도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밭을 갈 때 큰 돌부터 치운 뒤 자갈과 잔돌을 치운다”는 표현을 사용해, 일부 대형 종교 단체를 우선 대상으로 삼은 뒤 단계적으로 조치를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해당 발언 이후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우려와 반발이 이어졌다.

 

 

이와 맞물려 국회에서는 종교법인에 대한 국가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지난 1월 9일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칠승·김우영·김준혁·서미화·송재봉·염태영·이건태·이성윤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 등 총 11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해당 개정안은 종교법인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이나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해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한 정치 활동에 조직적·반복적으로 개입했다고 판단될 경우, 주무관청이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립 허가 취소로 법인이 해산될 경우 잔여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한 조항과 함께, 주무관청의 조사·감독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발의 측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부 종교 단체의 불법적 정치 개입을 차단해 공공성과 법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종교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교분리 위반’이나 ‘공익 침해’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행정권의 판단에 따라 종교 단체의 설교·성명·집회 등 표현 활동까지 규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정교분리 원칙의 기본 개념을 둘러싼 해석 차이도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헌법상 정교분리는 국가 권력이나 정치 권력이 종교의 영역에 개입하거나 특정 종교를 간섭·탄압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원칙으로 이해된다. 국가로부터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에서, 종교의 사회적·정치적 발언이나 의견 표명 자체를 금지하는 규범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종교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종교의 발언과 활동을 ‘정치 개입’이라는 기준으로 국가가 사후 판단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국가 권력이 종교의 표현과 사상 영역까지 통제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권력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크며, 역사적으로는 권위주의·독재 체제나 공산주의 국가에서 종교를 통제하기 위해 사용돼 온 방식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종교의 설교와 성명, 집회 등 표현 행위가 행정부나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규율될 경우, 종교 단체를 넘어 시민사회 전반의 비판적 목소리까지 위축될 수 있어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한편 이 사안은 해외에서도 일부 언급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행정부 인사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한국 내 종교 관련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른 법 집행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과 종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을 두고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꼽히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한국 사회에서 형식적 권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권리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가 권력이 종교의 발언과 활동을 판단하고 제재할 수 있는 구조가 제도화될 경우,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 행정·사법 판단에 따라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발언과 국회의 입법 논의가 어떤 기준과 한계로 정리될지에 따라, 국가 권력과 시민의 자유 사이 경계선이 재설정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