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 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으로 나섰다. 미 고용평등기회위원회(미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는 현지시간 4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상대로 백인 직원과 구직자에 대한 역차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연방법원에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EEOC는 나이키가 추진해 온 DEI 정책이 채용과 승진, 경력 개발 과정에서 특정 인종을 우대하고 그 결과 다른 인종에게 불이익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위원회는 회사의 인력 구성 현황과 인사 평가 기준, 멘토링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전반에 대한 내부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앤드리아 루카스 EEOC 위원장이 주도한 직권 조사로, DEI 정책을 둘러싼 연방 정부 차원의 첫 강제 조사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EOC는 나이키가 외부에 공표해 온 인력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종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EEOC 측은 고용 과정에서 인종을 기준으로 삼는 관행이 연방 고용 평등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으며, 평등을 명분으로 또 다른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평등은 결과의 비율이 아니라 기회의 공정성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기업들이 DEI를 이유로 인사 기준을 왜곡해 왔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이키 측은 모든 고용 정책이 합법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돼 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EEOC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특정 인종을 배제하거나 불이익을 준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DEI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DEI가 본래 취지와 달리 사실상 인종 할당제처럼 작동하며 능력과 성과 중심의 고용 질서를 훼손해 왔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이후 연방기관과 민간 기업 전반에서 DEI 정책의 법적 타당성을 점검하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해왔다. 나이키에 대한 이번 조치는 특정 기업을 넘어, 미국 기업 사회 전반에 인종 중심 인사 관행에 대한 경고를 보내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유사한 DEI 정책을 운영 중인 대기업들 역시 인사 정책 전반에 대한 수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평등의 이름 아래 정당화돼 온 DEI 정책이 공정 경쟁과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한층 더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