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도 인형뽑기 기계를 쉽게 마주친다. 번화가로 나가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이제 인형뽑기는 놀이공원이나 오락실 안에만 있는 오락이 아니다. 아이들이 조금만 나가도, 특별한 계획이나 준비 없이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일상 속 오락이 되었다.
물론 재미로 한두 번 하는 인형뽑기 자체를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그리고 그 접근성이 너무 어릴 때부터, 너무 쉽게 열려 있다는 점이다. 요즘 초등학생들 중에는 자기 용돈을 거의 모두 인형뽑기에 쓰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현금을 손에 쥐고 쓰던 예전과 달리 체크카드를 통해 결제하다 보니, ‘돈이 나간다’는 감각 없이 버튼을 누르게 된다. 실패하면 “이번엔 될 것 같다”는 기대감에 다시 한 번, 또 한 번 시도한다.
이미 반복적 행동과 집착, 충동 조절의 어려움 등 중독 초기 양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길거리에서는 옷이나 가방 등에 뽑기로 얻은 인형을 수십 개 달고 다니는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 모습은 이제 개인의 취향이나 단순한 유행을 넘어 과시와 경쟁, 소유를 통한 인정 욕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를 콘텐츠로 소비하며 ‘인형뽑기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부모가 직접 촬영에 나서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점심시간마다 식사 후 인형뽑기를 하러 나가는 직장인들, 퇴근길에 무의식적으로 기계 앞에 멈춰 서는 어른들의 모습 역시 낯설지 않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사행성 오락이 확산되는 전형적인 모습과 닮아 있다. 인형뽑기는 결과가 불확실하고, 작은 성공이 큰 쾌감을 주며, 실패가 다음 시도를 부추긴다. 이 구조는 도박과 매우 유사하다. 어릴 때부터 이러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장기적으로 도박성 행동에 대한 흥미와 저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인형뽑기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조금만 움직여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연령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조차 없는 현실이다.
아이들은 아직 선택의 결과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사회는, 어른들은, 제도를 통해 한 번 더 걸러줘야 한다. 학교 주변 일정 범위 내 설치 제한, 결제 금액 상한 설정, 미성년자 대상 마케팅과 콘텐츠 노출에 대한 규제, 그리고 무엇보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분명한 경계 신호가 필요하다.
“요즘 아이들 다 그렇다”는 말로 넘기기엔 인형뽑기는 이미 아이들의 일상 너무 가까이 들어와 있다.
아이들의 손이 버튼을 누르기 전에, 어른들이 먼저 멈춰 서서 묻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것은 정말 놀이인가, 아니면 습관이 되고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