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5만명 동의 요건이 달성된 ‘만삭낙태 방치 형법 개정’ 청원이 정식 안건으로 성립돼 같은 날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됐다. 헌법재판소가 낙태 기준 마련을 요구한 이후에도 형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입법 공백에 대해 시민들이 제도권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4일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성명을 내고 국회가 국민 5만명의 청원과 헌법재판소 결정을 겸손히 수용해 만삭낙태를 방치하는 현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형법 개정을 통해 태아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결정에서 국회에 대해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2020년 12월 31일까지 형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후 관련 입법이 이행되지 않으면서 낙태 관련 형법 규정은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단체는 이러한 입법 공백 속에서 임신 주수 제한이 명확하지 않은 만삭낙태와 약물낙태 논란이 확산되며 사회적 혼란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형법 개정 없이 모자보건법 개정 논의만 진행될 경우 헌재 결정 취지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2025년 7월 남인순 의원과 이수진 의원, 같은 해 12월 박주민 의원이 각각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한 사례를 언급하며, 형법 개정 논의 없이 만삭낙태와 약물낙태를 허용하는 방향의 입법 시도는 법질서 혼선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낙태 관련 형법 미개정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국회의 입법 부작위를 문제 삼아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여 2025년 12월 10일 정식 재판에 회부한 점도 거론됐다. 단체는 이를 두고 헌재 역시 국회의 입법 지연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지난해 9월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올해 1월부터는 일부 의원 지역구 인근에서 형법 개정 없는 만삭낙태·약물낙태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동의청원 역시 이러한 문제 제기의 연장선에서 제안됐으며, 5만명 동의를 확보하면서 국회 심사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단체는 입법 공백이 지속될수록 태아 생명 보호와 생명존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은 더 흐려질 수밖에 없다며, 국회는 청원 성립을 계기로 낙태 기준을 명확히 하는 형법 개정 논의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책임 있게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