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 위치한 대형 한인 사우나 '킹스파(King Spa)'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아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가진 성전환 여성에게도 여성 전용 목욕탕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법원 기록에 따르면, 킹스파 측은 최근 성전환 여성 알렉산드라 거버트 씨가 제기한 차별 금지 소송과 관련해 합의를 마친 후 시설 이용 규정을 대폭 수정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사우나 측은 고객의 정부 발급 신분증(ID)에 표기된 성별에 따라 라커룸과 목욕 시설 입장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 여성인 고객은 아직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아 남성의 생식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여성 전용 탕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22년 발생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거버트 씨는 여성으로 표기된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입장하려 했으나, 업체 측은 그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성용 시설을 이용하거나 수영복을 착용한 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거버트 씨는 이를 거부하고 킹스파 측이 뉴저지주의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지난 8월 비공개 합의에 도달했으며, 정책 변경과 직원 교육은 합의 조건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업체 측은 개정된 안내문에서 "모든 고객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해당하는 성별 분리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는 신체적 특징이 해당 성별의 전형적인 모습과 일치하는지와는 무관하다"고 명시했다.

특히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존 이용객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규정은 "부분적 또는 완전한 나체가 허용되는 구역에서 자신의 신체와 다른 특징을 가진 고객을 마주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며 "단순한 불편함을 이유로 특정 고객의 시설 이용을 막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만약 성전환자의 출입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이 있다면, 해당 고객이 개인 전용 스파를 요청하거나 공용 시설 이용을 포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사례는 알몸 노출이 필수적인 한국식 목욕 문화를 표방하는 업소와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는 미국 현지 법규 간의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한인 업계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