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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미 법원, 성소수자 도서 노출 거부한 학부모 손 들어줘…가처분 승인

"부모의 종교적 신념 및 교육권 존중해야" 판결…전국적 선례 가능성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초등학교가 5세 아동에게 성소수자 관련 도서를 노출한 것과 관련해 현지 법원이 학부모의 교육적 선택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보스턴 연방법원의 F. 데니스 세일러 4세 판사는 독실한 기독교인인 아버지 앨런 엘이 렉싱턴 공립 교육구와 조셉 에스타브룩 초등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승인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학교 측이 유치원 보건 수업 시간에 수잔 랭의 저서 '가족, 가족, 가족!' 영상을 시청하게 하면서 시작됐다. 앨런 엘은 해당 도서가 가족의 종교적 신념과 상충하는 성적 이념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녀의 수업 참여를 제외해 달라는 '거부권'을 수차례 행사했으나 교육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동은 이후 알렉산드라 펜포드의 '모두를 환영합니다' 등 유사한 주제의 도서에도 추가로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민사 소송을 통해 아이가 부적절한 성적 자료에 노출되기 전 부모가 통지받을 권리가 있으며, 신념에 따라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교육구가 아이의 나이와 성숙도에 비해 이른 시기에 성적 지향 및 가족 구조에 관한 민감한 주제를 다룸으로써 부모의 종교적 자유와 양육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아동이 교실이나 학교 내 어떤 환경에서도 관련 도서의 내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학교 측이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명령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매사추세츠 자유법률센터는 이번 결정을 두고 공립 교육구가 학부모의 권리를 경시하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 거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마무드 대 테일러 사건에서 학교 측이 부모의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콘텐츠를 사전에 알리고 거부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판결한 이후 나온 구체적인 가처분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향후 미국 내 공립학교의 교육 과정 편성 및 부모의 거부권 행사 범위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교 측이 학생의 다양성 교육을 명분으로 부모의 신념을 일방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최종 판결에서 교육구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상당액의 소송 비용 부담은 물론, 교육 과정 내 종교적 민감 자료에 대한 사전 식별 책임이 학교 측에 부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구와 학부모 간의 교육권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다른 지역의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