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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정교분리는 국가 간섭 배제 원칙"… 헌법 정신 재조명 세미나 열려

- 토머스 제퍼슨의 수정헌법 제1조 본질은 '국가 간섭으로부터의 종교 보호'
- "한국식 정교분리는 일제 잔재"… 종교 재갈 물리기 비판 쏟아져
- 학계·법조계 "종교의 정치 비판은 정당한 헌법적 권리"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정교분리 원칙이 본래 취지와 달리 종교의 입을 막는 수단으로 오용되고 있다는 사법·학계의 날카로운 비판이 제기됐다.

 

종교의자유수호연합(이하 종수연)과 법치와자유,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예자연)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재갈 물린 한국 종교, 자유는 있는가? - 정교분리에 대한 한국만의 오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소영 미국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정교분리 원칙의 오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 "국가 권력으로부터 종교를 보호하는 것이 헌법의 본질"

이날 인사말에 나선 김승규 종수연 대표(전 국정원장/법무부 장관)는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는 힘이 강한 국가로부터 국민의 종교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가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최근 일부 위정자들이 이를 종교 억압의 수단으로 삼는 현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축사를 전한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역시 반성경적·반신앙적인 법률과 정치 행위는 결코 복음이 될 수 없다며 올바른 법 해석을 통해 우리나라가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한국식 정교분리는 일제 강점기의 독소적 잔재"

본격적인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의 정교분리 인식이 역사적으로 왜곡되었음을 지적했다.

 

이호선 교수(국민대)는 손현보 목사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실형 사례를 언급하며 예배 중 설교와 기도를 범죄 사실로 적시해 처벌하는 것은 목사를 정치적 2등 시민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과거 나치가 악용했던 설교조항(Kanzelparagraph)의 사례를 들어, 국가가 종교적 표현에 재갈을 물리는 현상을 강력히 비판했다.

 

전윤성 숭실대 겸임교수(자유와평등법연구소 소장)는 이러한 왜곡이 일제 강점기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한국 헌법의 정교분리 문구는 일제가 종교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포교 규칙과 미군정기의 오역이 결합된 산물이라며 본래 의미는 국가가 특정 종교를 세우지 않는 국교 수립 금지일 뿐, 종교의 정치 참여나 비판을 막는 도구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 "종교의 자유는 곧 행동하고 살아낼 자유"… 사법부의 편향적 잣대 성토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사법부가 종교의 자유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하며 편향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성토했다.

 

황도수 건국대 교수(경실련 전 상임집행위원장)는 인간의 존엄성은 불완전함 속에서 서로 대화하고 비판할 때 지켜지는 것이라며 종교인의 정치적 표현이 국민 주권의 핵심임을 역설했다.

 

이어 신우철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국가 권력이 종교에 개입할 때는 벽을 허물어 길을 터주고, 정작 종교가 권력을 비판할 때는 벽을 높게 쌓아 입을 막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사법권 남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용원 변호사(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는 손현보 목사 사건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이 없는 진실한 발언임에도 마이크 사용 등을 빌미로 처벌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천 한동대 교수 역시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미 종교가 공적 영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수용하는 추세라며 한국 사법부의 경직된 태도를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심동섭 예자연 법률위원장은 이념에 매몰되어 침묵하는 일부 종교계의 자성을 촉구했으며,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변호사는 3.1 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임시정부의 법통은 신앙과 정치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라며 종교인의 사회 참여가 헌법적 전통에 부합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종교의자유수호연합(종수연)의 이사장으로 오정호 새로남교회 목사를 추대했다. 이사장직을 맡게 된 오정호 목사는 성도가 살아야 교회가 살고 교회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파수꾼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정교분리가 종교를 가두는 창살이 아닌 자유를 지키는 방어벽임을 재확인했다며, 향후 잘못된 법리와 입법 시도에 대해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것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