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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美 하원, ‘사진 신분증 의무화’ 등 선거개혁안 통과…민주당 단 1명만 찬성

선거 투명성·시민권 확인 강화 법안 통과
민주당 사실상 전원 반대… 투명성 강화 외면 비판받아

 

미국 연방 하원이 시민권 증명과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는 선거제도 개편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반대한 가운데,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은 단 1명에 그쳤다. 민주당은 사실상 전원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하원은 11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칩 로이 의원이 주도한 ‘SAVE America Act’를 표결에 부쳐 찬성 218표, 반대 213표로 가결했다. 민주당에서는 텍사스주 헨리 쿠엘라 의원만이 찬성에 동참했다. 해당 법안은 2025년 4월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했던 기존 SAVE 법안을 확대한 버전이다.

 

법안은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고, 각 주가 부적격 유권자를 명부에서 정리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연방 선거에서 투표 시 사진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는 조항이 새로 포함됐다. 또한 주 선거당국과 연방정부 간 시민권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비시민권자가 유권자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토안보부가 이민 관련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화당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 불법 이민 유입 이후 선거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하리도폴로스 의원은 “선거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투표자가 시민권을 가진 적격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인 캐서린 클라크 의원은 결혼 등으로 성이 변경된 여성 유권자에게 행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법안을 ‘투표권 억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정책위원장 케빈 헌 의원과 공화당연구위원회 위원장 어거스트 플루거 의원 등은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국 내 다수 주(州)에서는 이미 사진 신분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권 발급이나 운전면허 취득 등 주요 행정 절차에서도 신원 확인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따라 투표 행위만 예외로 둘 수 있느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공화당 측은 시민권 확인이 선거권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비시민권자의 투표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이르면 올해 11월 중간선거부터 적용될 수 있지만, 상원 통과가 변수다. 현행 상원 규칙상 필리버스터를 극복하려면 60표가 필요해 일부 민주당 의원의 협조 없이는 처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표결은 단순한 입법 절차를 넘어, 선거 제도 전반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선거 투명성 강화 기조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진영은 2020년 대선 이후 우편·조기투표 제도와 유권자 신원 확인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유권자 신분 확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지층은 이를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바로 세우는 조치라고 평가하는 반면, 반대 측은 투표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미국 내 논쟁은 한국에도 일정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에서도 사전투표와 개표 관리, 투표 절차의 투명성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선거 신뢰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또한 제도적 신뢰가 흔들릴 경우 민주주의의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